제목   |  대기업 들어가고 싶은가? 오픽-토익스피킹부터 뚫어라 작성일   |  2011-11-10 조회수   |  7238

 

대기업 들어가고 싶은가? 오픽-토익스피킹부터 뚫어라

시험 열풍… 올해 45만명 응시 전망 

 

 

 

기업의 하반기 공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최근 대기업이 중요하게 반영하는 공인영어 성적이 있다. 오픽(OPIc)과 토익 스피킹이다. 토익이나 토플 성적만으로는 실무에 필요한 말하기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픽은 삼성 LG 두산 CJ 포스코 한화 SK 등 국내 1000여 개 기업이 취업과 승진에 활용한다. 토익 스피킹 역시 삼성 LG 포스코 CJ 두산 GS 한화 등이 반영한다. 이에 따라 응시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관 기관인 크레듀에 따르면 오픽은 시행 첫해(2008년) 6만 명에서 올해는 20만 명 정도가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익 스피킹도 올해 2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문법이나 독해보다 말하기 시험을 준비하기가 더 어렵다고 느낀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파고다외국어학원 강사 5명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 오픽

개인 맞춤형이라 시험에 앞서 20분간 배경 설문조사에 응해야 한다. 수험생의 직장·학교 경험, 취미활동, 관심 분야를 토대로 문제의 내용을 결정하는 식이다.

부산서면학원 에쉴리 권 강사는 “무턱대고 자기가 좋아하는 내용보다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해야 한다. 또 스포츠라면 걷기와 조깅 등 비슷한 항목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자신에게 맞는 수준 고르기. 6개 등급의 예시를 듣고 선택해야 한다. 자기 수준과 같거나 한 단계 낮은 등급을 고르는 게 좋다. 높은 등급을 골랐다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감점된다.

부산서면학원 한나 한 강사는 “일곱 문제 정도를 풀고서 난도를 다시 선택할 수 있는데 이때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 이후에는 역할연기 같은 어려운 문제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도에 따라 12∼15문제를 40분간 푼다. 제한시간은 없지만 문제당 1, 2분이 적절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니터 화면 하단에 ‘지금쯤 답변을 마무리하는 게 좋다’는 표시가 뜬다.

유형은 △일반문제(묘사, 설명, 경험 이야기) △시리즈 문제 △역할연기 등 세 가지다. 일반문제는 영어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이라고 보면 된다. 자기소개, 직업, 학교, 가족, 여가시간, 취미, 여행 등 일상적인 내용을 묻는 경우가 많다.

시리즈 문제는 동일한 주제가 3개 연속 나오는 유형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어학원 묘사에 대해 물었다면 다음에는 어학원의 첫인상, 어학원에서 첫날 했던 일을 묻는다. 대답할 내용을 적절히 나눠야 한다. 묘사 부분에서 첫인상까지 말해버리면 다음 문제에서 답할 게 없어진다. 단어나 표현도 중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역할연기는 ‘집에 도둑이 들었다. 경찰에게 최대한 빨리 와달라고 요청해 봐라’ ‘식당을 예약하려는데 매니저에게 3개 질문을 해 봐라’ 같은 형태다. 종로학원 김은송 강사는 “억양과 발음도 실제 상황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답변을 녹음하면 미국의 공인 언어능력평가기관인 ACTFL 서버에 전송된다. 평가항목은 △일관되고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 △의미 전달 △단어의 길이와 구성 능력 △주제 표현 능력 △유창함, 발음, 문법, 단어이다. 절대평가 방식으로 모두 9개 등급이 있는데 대부분의 회사는 중간 등급을 요구한다.

○ 토익 스피킹

토익 스피킹은 △지문 읽기 △사진 묘사 △질문에 답하기 △주어진 정보로 질문에 답하기 △해결책 제안하기 △의견 제시하기 등 6개 파트로 나뉜다. 11개의 문제에 각각 15∼45초 준비한 뒤 답변하면 된다. 시험시간은 20분.

‘지문 읽기’는 제시된 지문을 발음이나 강세, 억양에 유의해 읽는 유형이다. 사람·회사 이름이나 지명 같은 고유명사가 나오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자신 있게 읽는 게 중요하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이름을 읽는 연습을 하면 좋다.

‘사진 묘사’는 사진 한 장을 보여주고 듣는 사람이 그림을 그릴 정도로 자세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토익 스피킹의 대표적 유형이다. 신촌학원 조이 이 강사는 “준비하면서 사진을 나눠서 어떤 순서로 설명할지, 묘사 대상을 어떤 키워드로 표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문에 답하기’ 유형에서는 1개 주제에 연관 질문 3개가 나온다. 준비시간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신발을 몇 켤레나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먼저 나온 뒤 ‘신발을 사면 보통 얼마나 신는가’ ‘신발이 낡으면 고쳐 신는 것과 새로 사는 것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가’ 같은 질문이 나온다.

‘주어진 정보로 질문에 답하기’는 회의나 행사 계획표, 여행 일정표가 화면에 나오면 질문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찾아서 답변하는 방식이다. 표를 볼 시간이 30초라 순발력이 요구된다. 세미나 일정표가 나오면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나, 참석비는 얼마인가, 점심 전까지의 세미나 내용을 설명하라는 식의 질문이 이어진다.

‘해결책 제안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부분이다. 상황을 듣고 수험생이 1분 동안 자기만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현금지급기(ATM)에서 돈을 찾았는데 카드가 나오지 않아 곤란할 때 은행에 전화로 묻는 상황을 들려주고, 방법을 이야기하라는 식이다. 전문적 해결책보다는 상식 차원의 답을 요구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토익 스피킹은 △과제 수행능력 △상황과 내용에 따른 말하기 능력 △정확한 표현(문법, 발음, 어휘, 유창성 등) △구성 형태(단어나 문장의 나열 수준)를 ETS 위원들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채점한다. 8개의 등급 중에서 기업들은 주로 5, 6등급 이상을 요구한다.

여기서도 발음이나 문법보다는 말하려는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대답하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고급단어를 사용하면 발음에서 나올 수 있는 감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발음이 틀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강남학원 제이 정 강사는 “당황하지 말고 실수했던 부분의 한두 단어 전으로 돌아가 다시 말하면 된다. 몇 개 실수를 해도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오픽(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 ::

미국의 공인 영어능력평가기관인 ACTFL이 개발한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 수험생이 질문유형과 난도 결정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그룹이 처음으로 2008년 상반기 채용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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